경남일간신문 | 손끝으로 건져 올린 치유의 시간, 섬진강 재첩의 고향에서 펼쳐지는 여름 이야기 하동의 여름은 강물에서 시작된다.
햇살이 따사롭게 강 위로 내려앉고, 잔잔한 물결이 반짝일 즈음이면 강가를 걷던 이의 발길은 어느새 멈춘다.
강물 아래 꿈틀대는 생명의 기척, 그 속에서 반짝이는 ‘황금’—바로 하동 섬진강의 재첩이다.
오는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별천지 하동! 섬진강 재첩과 힐링’을 주제로 제9회 하동섬진강문화재첩축제가 송림공원과 섬진강변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아홉 번째를 맞는 이번 축제는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등재된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을 주인공으로, 치유와 생명, 전통과 감성이 어우러진 여름 이야기로 우리를 초대한다.
◇ 재첩은 강에서, 힐링은 숲에서, 축제는 모두의 시간으로 = 섬진강변과 송림공원 일대에 펼쳐지는 축제는 하동이 간직한 자연의 유산을 넉넉하게 풀어놓는다.
축제 첫날인 20일 오후 3시부터 펼쳐지는 대표 프로그램 ‘찾아라! 황금재첩’은 재첩을 손으로 직접 잡아보는 이색 체험으로,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축제 기간인 21일과 22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두 차례 체험이 진행되며,잡은 모형 재첩을 황금 재첩으로 교환하는 특별한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다.
◇ 개막공연과 섬진강 밤 공연, 축제를 수놓다 = 축제의 막은 20일 저녁 7시, 섬진강 강변을 무대로 화려하게 열린다.
슬로건 ‘별천지 하동! 섬진강 재첩과 힐링’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미스터트롯 수상자 천록담을 비롯해 정미애 등 초청가수들이 화려한 무대를 빛낸다.
은은한 조명 아래 흐르는 강물, 노래와 함께 일렁이는 여름밤의 공기는 그 자체로 한 편의 시가 된다.
둘째 날인 21일 저녁에는 하동청년협의회가 주관하는 ‘치맥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젊은 세대의 에너지가 축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재첩으로 빚은 칼국수, 부침개, 수제맥주 등도 함께 맛볼 수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 좋은 시간이다.
축제 둘째 날과 마지막 날에 펼쳐지는 ‘그룹댄스 페스티벌’에서는 댄스스포츠와 힙합, 줌바, 에어로빅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가 신나는 음악과 어우러져 축제의 열기를 한층 끌어올릴 예정이다.
◇ “물총 싸움부터 그림 그리기까지” 아이들도 함께하는 축제 = 재첩축제는 아이들을 위한 시간도 놓치지 않았다.
특히 ‘섬진강 은어잡이 체험’은 어린이들에게 강 속 생명과 교감하는 소중한 경험을 안겨준다.
물총 싸움, 송림 숲 그림 그리기, 샌드 놀이터, 하동 핫플레이스 홍보관 등 풍성한 상설 체험프로그램과 부대행사도 준비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가족형 축제로 완성된다.
송림공원 일대에는 ‘힐링 버스킹존’과 쉼터가 조성돼, 벤치와 해먹,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통기타 연주와 함께 시원한 커피와 여름 냉차를 즐길 수 있는 ‘숲속도서관’도 운영돼, 축제를 찾은 방문객들에게 여유와 쉼을 선사할 예정이다.
◇ 철저한 안전관리, 6만 관람객 맞을 만반의 준비 = 하동군은 하루 2만 명, 최대 동시 관람객 1,500명이 몰릴 것으로 보고 행사장 전역에 총 127명의 안전관리 인력을 배치한다.
특히 개막식 시간(20일 오후 7시 30분~9시 30분)은 인파 집중에 대비해 출입구 인원통제, 안전요원 동선관리, 주요 시설물 점검등을 강화할 예정이다.
구급차, 의료부스, 야간상황실을 운영하고, 재난·감염병·우천·폭염·화재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비상 매뉴얼도 구축했다.
특히 우천 시 섬진강 체험은 즉시 중단되며, 주 행사장은 기상 상황에 따라 텐트 철거·축소 운영도 이뤄진다.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셔틀버스(2대, 30분 간격)가 운행되며, 총 2,000대 이상을 수용하는 임시 주차장도 마련됐다.
안내요원 80명이 각 주요 지점에 배치돼 주차 및 보행 안전을 도울 예정이다.
◇ “재첩잡이, 세계중요농업유산이 되다” = 하동이 재첩을 축제의 중심에 두는 이유는 분명하다.
섬진강 재첩잡이는 단순한 채취가 아닌, 전통 지혜와 공동체의 삶이 깃든 생업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섬진강의 ‘손틀어업’ 재첩잡이는 우리나라 어업 분야 최초로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가 인증한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으로 등재됐다.
이는 단지 하동군민의 자부심을 넘어 전통 어업기술의 보존과 지역의 정체성을 세계에 알리는 쾌거였다.
‘거랭이’라는 전통 도구를 이용해 손으로 재첩을 채취하고, 자연 순환과 생태 친화적 방식으로 물과 땅, 생명을 잇는 이 유산은 지속 가능한 농어업 모델로 각광 받고 있다.
◇ 송림공원 물놀이장, 여름축제의 명소로 부상 = 하동의 여름은 강에서 끝나지 않는다.
축제와 함께 송림공원 물놀이장이 6월 20일 개장해, 물총 놀이터, 샤워장, 그늘막, 안전요원 상시 배치 등으로 안전하고 즐거운 여름 물놀이 공간을 제공한다.
7월 14일까지는 주말에만 운영되고, 7월 16일부터 8월 24일까지는 매일 운영되어 축제를 지나 여름 내내 하동의 시원한 쉼터가 될 것이다.
윤학배 추진위원장은 “황금은 섬진강에서, 힐링은 송림공원에서, 활기는 물놀이장에서 느낄 수 있도록 새로운 즐거움과 치유의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자연의 품에서 여름을 건지는 이 특별한 시간 속으로 많은 분들이 함께 발걸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