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일간신문 | 17일, 군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화장시설 건립을 위한 ‘천상공원’ 착공식을 개최하고 품격 있는 장례문화 조성과 주민 편익 증진을 위한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
이날 착공식에는 구인모 거창군수를 비롯해 군의원, 도의원, 기관단체장, 대야마을 주민과 남하면민, 보건복지부 및 경상남도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경과보고, 내빈소개, 기념사, 축사, 시삽식 순으로 진행되며 화장시설 착공에 대한 기대와 의지를 한데 모았다.
그동안 거창군에는 화장시설이 없어 군민들은 진주, 함안, 사천, 김천 등 먼 지역까지 ‘원정 장례’를 다녀야 했다. 이동 거리만 100km가 넘고, 타지역 주민보다 6~7배 이상 비싼 화장 이용료를 감당해야 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화장률이 93%까지 치솟으며, 장례 시기를 제때 맞추지 못하는 불편도 일상이 되었다.
또한, 화장시설은 님비(NIMBY) 시설로 여겨지며 설치 자체가 쉽지 않았고, 수요는 빠르게 늘어났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었다.
거창군은 과거 거창구치소 건립 과정에서의 갈등을 반면교사 삼아, 이번 화장시설 부지 선정은 ‘주민참여형 공모제’ 방식으로 추진했다.
2023년 1차 공모는 무산되었지만 이후 주민설명회와 선진 시설 견학, 공론화 과정을 통해 인식을 바꾸고 신뢰를 쌓았다. 그 결과, 2024년 2차 공모에는 9개 마을이 신청하며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됐고 결국 대야리가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었다.
군은 여기에 주민생활지원금, 숙원사업 지원, 부대시설 운영권 부여, 사용료 면제 등 다양한 인센티브도 더했다.
이후 군은 명칭 공모를 통해 시설 이름을 ‘천상공원’으로 정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해 인근 마을 주민에 대한 지원 근거도 마련했다.
천상공원은 총 233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부지 2만9512㎡, 연면적 3054㎡ 규모로 조성된다. 주요 시설로는 ▲화장로 3기 ▲유족대기실 ▲산분장 ▲유택동산 ▲공원 및 휴게 공간 ▲주차장 등이 포함되며, 향후 화장 수요 증가에 대비해 증설 공간도 확보한다.
친환경 설계와 공원형 조경으로 기존 화장장 이미지에서 벗어나 휴식과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건설 과정에서 지역 업체와 인력 참여로 고용 창출도 기대되며 준공 후에는 유동인구 증가와 소비 확대로 지역 경제에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구인모 군수는 “오늘의 착공은 단순한 건설이 아니라, 군민 모두가 존엄한 이별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 역사적 출발점”이라며 “현대적이고 트렌디한 디자인을 도입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전국 최고의 화장시설로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거창군은 2026년 12월 공사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7년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또한, 증가하는 개장 유골 수요에 대비해 중장기적 확장 계획도 마련해 두었다.
이번 천상공원 화장시설은 단기간에 후보지를 확정하고 주민과의 소통으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한 전국적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향후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도 주목받을 전망이다.

